대장정이 끝난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네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해야할 일, 미뤄놨던 일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는지 문득 문득 제주도에서의 일들이 떠오릅니다.
비오는 날의 행진, 단장님의 말씀, 조원들과 장난치며 웃던 순간들 모든 일들이 아직 생생하네요^^
그래서 이렇게 대장정의 소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밑에 적힌 후기 글은 이강현 대원과 함께 쓴 글입니다. 색이 다른 부분은 이강현 대원의 생각이 그대로 적힌 부분입니다.
저는 남자친구인 이강현 대원과 함께 제주대장정을 신청했습니다.
저에게 대장정은 대학생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학교 건물을 지나다니다 대장정 홍보 포스터를 볼 때마다
'실습이 끝나면 꼭 가봐야지..'라고 여러 번 다짐했습니다. 모든 실습이 마무리되고, 그렇게 학부 4학년을 마친 시점에 제주대장정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강현 대원은 저의 제안으로 대장정에 참여했습니다. 대장정 이야기를 꺼내자, 주변에서 군장매고 행군하러 가냐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하하..
"많은 생각 없이 여자친구를 따라서 신청하고 오게 된 국토대장정. 가기 전에는 4학년에 올라가는 이 시점에 10박 11일이라는 잛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할 때는 항상 시기가 있고 때가 있다라는 생각에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는 대장정이라는 것에 도전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대식이 있는 첫째날. 이강현 대원과 저는 발대식에서 대원 대표로 선서문을 읽었습니다. 갑자기 부여받은 일이였지만, 모든 대원과 스텝분들 그리고 단장님께서 보고 계시니 정말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선서문 낭독.. 제주 대장정에 처음 참석한 그 날부터 저희는 이제껏 해보지 못한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
남자친구와 함께 대장정을 신청해서인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나 만남에 대한 생각을 그리 깊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생활하면서 YGK단체 안에 내가 속한 조가 있고, 대장정의 경험들을 나와 남자친구만 직접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경험해 나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원들과 함께 정한 조 이름은'청년올레조', 모두다 올레라는 조 구호도 정했죠!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고, YGK에는 청년올레조가 있다. 그리고.. 청년들 모두 청년올레?!"라고 조 이름을 설명하던 조장님의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나네요 ^^
"어떤 사람들이 함께할까? 어떤 사람들과 같은 조가 되어 움직일까? 많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그 어느 대장정후기처럼 처음엔 어색했지만 대장정 완주 후에는 가족같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까.. 겉만 친해지는 단순한 사이로 끝이 나지는 않을까라는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그 시작은 참으로 어색하였다. 같은 조원이 된 네명의 남자가 같은 방을 사용하였고, 우리는 모두 방모서리를 한자리씩 차지하며 자기 구역인 마냥 분할하여 앉아 있었다. 사회에서 했던 것 처럼 통성명 후 소위 말하는 계급정리를 하고 편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천천히 친해져야 오래간다' 라는 단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라 섣부르게 나이를 묻거나 말을 놓지 못했다."
단언컨데, 저희 청년올레조는 요트세일링과 취사 이후 급격하게 친해졌습니다.
요트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은 체 요트에 타게 되어서 많이 혼나기도 하고, 우왕좌왕 하기도 했지만.. ^^..
10박 11간의 대장정 중, 가장 날씨가 좋을 때 요트를 탈 수 있었습니다.
단장님께서 요트에서 자유시간을 허락하셨을 때, 이강현대원과 저는 바다를 바라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멋진 장면을 혼자 보지 않아서 기쁘다고, 서로의 옆에서 함께 이 순간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이요~
그리고 잊지 못할 그 맛, 요트 위에서의 라면..!
"넷째날, 우리는 드디어 행진을 하게 되었지만 첫 여정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맑은 날씨 속에서 제주도의 풍경을 보며 행진을 할 줄 알았던 기대는 행진 첫 날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걷기 시작한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였고, 그 비는 장대비가 되어 그날 행진의 마지막까지 함께 하였다.
첫 행진부터 험난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힘든 경험일수록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처럼 되돌아보면 그 날의 기억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비바람 속에서도 조원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고,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서로의 힘이 되어 걸어나갔다."
다들 기억하시나요? 제주도의 변덕스러운 날씨!
약천사를 나와 올레7길 코스를 따라 걸을 때, 눈이 내리는가 싶어서 우의를 입었더니 금새 해가 쨍쨍해지고.. 해가 좀 비추는가 싶더니 눈싸라기가..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가던 날 밤, 눈이 쌓일 정도로 많이 내려서 다음 날 한라산 코스 일정이 변경되었었죠.
미션데이가 앞당겨져도 저희는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미리 상의해둔 코스들이 있었거든요.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기는 했지만, '힐링데이!'라고 이름 붙인 미션데이를 지낸다는 생각에 다들 들떠 있었습니다.
'왜 미션데이일까?' 궁금했는데, 각 조가 떠나기 전 단장님께서 미션지를 주셨습니다. 각 조가 계획한 일정 대로 움직이지만, YGK 소속임을 잊지 말고 미션을 잘 수행하라며 단장님께서 말씀하셨죠! 길을 걸어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것도 돌발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시내의 간판 속에서 YGK글씨를 찾고,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말을 걸어 사진도 찍고, 제주도 사투리도 공부해보고 불꺼진 밤에 점프샷을 위해 해변으로 걸어가보고.. 주어진 미션이 있었기에 더 풍성하고 활기찼다는 생각이 듭니다. ^^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해, 본래 한라산일정이 미뤄지며 앞당겨진 미션day!
우리는 미션데이임이 정해지고 난 뒤, 어느새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 처럼 재빠르게 코스를 상의하고 계획을 잡아, 필요한 곳을 예약을 하였다. 조원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아마, 일년 찍을 사진을 다 찍었던 것 같다. 그렇게 사진도 많이 찍고 제주도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숙소에서는 밤이 깊을 수록 진솔한 이야기와 서로에 대해 미쳐 몰랐던 부분에 대해.. 그리고 대장정에 참여하기전 생각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되돌아보며 현재의 감정을 공유 하였다."
그리고 한라산..!
이 즈음에 저마다의 사정으로 몇몇 조원들이 나갔었지요. 남자친구인 이강현 대원도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일찍 돌아가게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함께 대장정을 완주할거라는 것을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사정이 생겨 가게되는 남자친구를 보내면서 많이 슬펐습니다. 분명 혼자가 아닌데 옆에 누군가 없는 것 같은 느낌에 불안하기도 했었습니다.
더군다나 1950m 높이의 한라산이 눈 앞에 있으니, 이런 감정이 더 크게 다가왔었던 것 같습니다.
한라산을 올라갈 때, 기다려주고 함께 힘을 내주는 조원들이 있었지만 저는 원래 걸음이 느린 탓에 계속해서 뒤쳐지거나 조원들을 앞서 보냈습니다. 한라산에 있는 내내 제 별명을 꼬북이 였습니다. ^^
저는 저를 기다리는 조원 언니에게 당당히 말했습니다. "저는 뒤쳐질 예정이니 먼저가세요"라고요. 하하..
많이 느리기는 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몇 분 걷지 않아 쉬어가도, 느리게 가도 결국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을 올라가는 동안 눈내린 한라산을 마음껏 구경하고, 멋진 사라오름을 볼 수 있었고 정상에서는 백록담 앞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장난스럽게 말하기는 했지만, 한라산 중턱에서 혼자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납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던 그 순간, 숨소리를 죽이고 가만히 있을 때.. 정말 조용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산 아래를 바라보았던 그 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정상에 올랐던 순간 못지 않게 그 때의 기억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10박 11일간의 YGK 제주 대장정.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기사들,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활기차고 행복했던 때를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경험,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단장님!
끝까지 함께 해주신 41기 스텝분들, 모든 대원분들 감사합니다 ^^
[출처] <YGK 제주대장정> 41기 대원 이강현, 이한글 참가후기! (국토대장정 YGK) |작성자 41기 전주 이한글
대장정이 끝난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네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해야할 일, 미뤄놨던 일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는지 문득 문득 제주도에서의 일들이 떠오릅니다.
비오는 날의 행진, 단장님의 말씀, 조원들과 장난치며 웃던 순간들 모든 일들이 아직 생생하네요^^
그래서 이렇게 대장정의 소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밑에 적힌 후기 글은 이강현 대원과 함께 쓴 글입니다. 색이 다른 부분은 이강현 대원의 생각이 그대로 적힌 부분입니다.
저는 남자친구인 이강현 대원과 함께 제주대장정을 신청했습니다.
저에게 대장정은 대학생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학교 건물을 지나다니다 대장정 홍보 포스터를 볼 때마다
'실습이 끝나면 꼭 가봐야지..'라고 여러 번 다짐했습니다. 모든 실습이 마무리되고, 그렇게 학부 4학년을 마친 시점에 제주대장정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강현 대원은 저의 제안으로 대장정에 참여했습니다. 대장정 이야기를 꺼내자, 주변에서 군장매고 행군하러 가냐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하하..
"많은 생각 없이 여자친구를 따라서 신청하고 오게 된 국토대장정. 가기 전에는 4학년에 올라가는 이 시점에 10박 11일이라는 잛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할 때는 항상 시기가 있고 때가 있다라는 생각에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는 대장정이라는 것에 도전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대식이 있는 첫째날. 이강현 대원과 저는 발대식에서 대원 대표로 선서문을 읽었습니다. 갑자기 부여받은 일이였지만, 모든 대원과 스텝분들 그리고 단장님께서 보고 계시니 정말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선서문 낭독.. 제주 대장정에 처음 참석한 그 날부터 저희는 이제껏 해보지 못한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
남자친구와 함께 대장정을 신청해서인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나 만남에 대한 생각을 그리 깊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생활하면서 YGK단체 안에 내가 속한 조가 있고, 대장정의 경험들을 나와 남자친구만 직접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경험해 나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원들과 함께 정한 조 이름은'청년올레조', 모두다 올레라는 조 구호도 정했죠!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고, YGK에는 청년올레조가 있다. 그리고.. 청년들 모두 청년올레?!"라고 조 이름을 설명하던 조장님의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나네요 ^^
"어떤 사람들이 함께할까? 어떤 사람들과 같은 조가 되어 움직일까? 많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그 어느 대장정후기처럼 처음엔 어색했지만 대장정 완주 후에는 가족같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까.. 겉만 친해지는 단순한 사이로 끝이 나지는 않을까라는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그 시작은 참으로 어색하였다. 같은 조원이 된 네명의 남자가 같은 방을 사용하였고, 우리는 모두 방모서리를 한자리씩 차지하며 자기 구역인 마냥 분할하여 앉아 있었다. 사회에서 했던 것 처럼 통성명 후 소위 말하는 계급정리를 하고 편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천천히 친해져야 오래간다' 라는 단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라 섣부르게 나이를 묻거나 말을 놓지 못했다."
단언컨데, 저희 청년올레조는 요트세일링과 취사 이후 급격하게 친해졌습니다.
요트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은 체 요트에 타게 되어서 많이 혼나기도 하고, 우왕좌왕 하기도 했지만.. ^^..
10박 11간의 대장정 중, 가장 날씨가 좋을 때 요트를 탈 수 있었습니다.
단장님께서 요트에서 자유시간을 허락하셨을 때, 이강현대원과 저는 바다를 바라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멋진 장면을 혼자 보지 않아서 기쁘다고, 서로의 옆에서 함께 이 순간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이요~
그리고 잊지 못할 그 맛, 요트 위에서의 라면..!
"넷째날, 우리는 드디어 행진을 하게 되었지만 첫 여정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맑은 날씨 속에서 제주도의 풍경을 보며 행진을 할 줄 알았던 기대는 행진 첫 날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걷기 시작한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였고, 그 비는 장대비가 되어 그날 행진의 마지막까지 함께 하였다.
첫 행진부터 험난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힘든 경험일수록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처럼 되돌아보면 그 날의 기억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비바람 속에서도 조원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고,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서로의 힘이 되어 걸어나갔다."
다들 기억하시나요? 제주도의 변덕스러운 날씨!
약천사를 나와 올레7길 코스를 따라 걸을 때, 눈이 내리는가 싶어서 우의를 입었더니 금새 해가 쨍쨍해지고.. 해가 좀 비추는가 싶더니 눈싸라기가..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가던 날 밤, 눈이 쌓일 정도로 많이 내려서 다음 날 한라산 코스 일정이 변경되었었죠.
미션데이가 앞당겨져도 저희는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미리 상의해둔 코스들이 있었거든요.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기는 했지만, '힐링데이!'라고 이름 붙인 미션데이를 지낸다는 생각에 다들 들떠 있었습니다.
'왜 미션데이일까?' 궁금했는데, 각 조가 떠나기 전 단장님께서 미션지를 주셨습니다. 각 조가 계획한 일정 대로 움직이지만, YGK 소속임을 잊지 말고 미션을 잘 수행하라며 단장님께서 말씀하셨죠! 길을 걸어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것도 돌발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시내의 간판 속에서 YGK글씨를 찾고,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말을 걸어 사진도 찍고, 제주도 사투리도 공부해보고 불꺼진 밤에 점프샷을 위해 해변으로 걸어가보고.. 주어진 미션이 있었기에 더 풍성하고 활기찼다는 생각이 듭니다. ^^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해, 본래 한라산일정이 미뤄지며 앞당겨진 미션day!
우리는 미션데이임이 정해지고 난 뒤, 어느새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 처럼 재빠르게 코스를 상의하고 계획을 잡아, 필요한 곳을 예약을 하였다. 조원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아마, 일년 찍을 사진을 다 찍었던 것 같다. 그렇게 사진도 많이 찍고 제주도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숙소에서는 밤이 깊을 수록 진솔한 이야기와 서로에 대해 미쳐 몰랐던 부분에 대해.. 그리고 대장정에 참여하기전 생각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되돌아보며 현재의 감정을 공유 하였다."
그리고 한라산..!
이 즈음에 저마다의 사정으로 몇몇 조원들이 나갔었지요. 남자친구인 이강현 대원도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일찍 돌아가게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함께 대장정을 완주할거라는 것을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사정이 생겨 가게되는 남자친구를 보내면서 많이 슬펐습니다. 분명 혼자가 아닌데 옆에 누군가 없는 것 같은 느낌에 불안하기도 했었습니다.
더군다나 1950m 높이의 한라산이 눈 앞에 있으니, 이런 감정이 더 크게 다가왔었던 것 같습니다.
한라산을 올라갈 때, 기다려주고 함께 힘을 내주는 조원들이 있었지만 저는 원래 걸음이 느린 탓에 계속해서 뒤쳐지거나 조원들을 앞서 보냈습니다. 한라산에 있는 내내 제 별명을 꼬북이 였습니다. ^^
저는 저를 기다리는 조원 언니에게 당당히 말했습니다. "저는 뒤쳐질 예정이니 먼저가세요"라고요. 하하..
많이 느리기는 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몇 분 걷지 않아 쉬어가도, 느리게 가도 결국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을 올라가는 동안 눈내린 한라산을 마음껏 구경하고, 멋진 사라오름을 볼 수 있었고 정상에서는 백록담 앞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장난스럽게 말하기는 했지만, 한라산 중턱에서 혼자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납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던 그 순간, 숨소리를 죽이고 가만히 있을 때.. 정말 조용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산 아래를 바라보았던 그 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정상에 올랐던 순간 못지 않게 그 때의 기억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10박 11일간의 YGK 제주 대장정.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기사들,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활기차고 행복했던 때를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경험,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단장님!
끝까지 함께 해주신 41기 스텝분들, 모든 대원분들 감사합니다 ^^
[출처] <YGK 제주대장정> 41기 대원 이강현, 이한글 참가후기! (국토대장정 YGK) |작성자 41기 전주 이한글